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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톡홀름에 한국식 치킨집이 오픈해 스톡홀름에 거주 중인 한국인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오픈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스웨덴 한인 이민자 카페인 스웨덴 에브리띵에 혹평을 담은 리뷰글이 올라오고 구글 맵 리뷰에도 좋지 않은 리뷰가 달리는 등 순조롭지만은 않은 모습을 보여 우려를 샀다.

 

직접 몬스터 치킨을 방문해 먹어본 결과 내 눈에는 앞서 언급한 혹평들이 조금 과한 면이 있다는 생각에 내가 느낀 점을 솔직히 담은 리뷰를 써본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나는 제법 괜찮았고 재방문 의사 있는데 내돈내산이고 몬스터치킨에서 받은 거 없고 최근 블로그에 쓸 소재가 없기에 이때싶 숟가락 얹는 것임.

 

먼저 위치는 스톡홀름 쇠데르말름의 Ringvägen 106 이다. 지하철 그린라인 Skanstull 바로 앞이다. 구글 맵에는 아직 상호명이 변경되지 않아 Monster Chicken으로 검색해도 폐업한 전 식당 이름인 New Tokyo Sushi Bar로 표기되는데 지도에 나온 위치가 맞다.

 

 

나는 평일 오후 다섯 시 조금 넘어서 방문했고 오후 다섯 시에 이미 만석이었다. 그래서 태블릿을 들고 계신 웨이팅 담당으로 추정되는 직원분에게 얘기해 내 이름과 번호를 주고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오픈 한 달 동안인 8 월 동안은 시운영 기간으로 레시피와 고객응대 방식을 정비 중이라니 웨이팅 방식은 추후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내 앞에 두 명씩 세 팀이 더 있어 30 분 이상 기다려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근처 카페에 가서 앉아있었는데 15 분만에 자리가 났다고 전화가 와서 마시던 음료를 들고 허겁지겁 가게로 돌아갔다.

 

Fig. 1. 몬스터치킨 매장

가게의 크기는 크지 않았다. 가게 안에 열한 테이블, 야외에 두 테이블 정도가 있었다. 한국인이나 아시안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한국인 테이블은 우리뿐이었다. 우리가 간 오후 다섯 시부터 일곱 시 이후까지 웨이팅이 계속 들어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게가 작기도 하고 웨이팅이 계속 들어오다 보니 느긋하게 앉아있기에는 조금 눈치가 보이는 분위기였다. 몬스터 치킨의 메뉴는 다음과 같다.

 

Fig. 2. 몬스터치킨 메뉴

치킨은 후라이드, 허니머스타드, 양념, 고추마늘파닭, 불닭맛으로 총 다섯 가지에 부대찌개 두 가지(스파이시/비건)가 있었다. 한국 소주 값 아는 입장에서 술 값이 솔직히 비싸다고 느꼈지만 국가에서 지정하는 가격이라니 뭐 어쩔 수 없는 듯.... 생맥주 들어오면 좋겠는데 여긴 주류법이 빡세서 아마 당분간은 쉽지 않을 듯싶다.

 

메뉴가 서빙되기까지는 30 분 정도 걸렸다. 우리 테이블 메뉴가 통일되어 있었는데도 한 번에 나오지 않고 여러 번에 걸쳐 나온 걸 보면 아마 튀김기가 작아서 한 번에 많은 양을 튀길 수가 없는 듯하다.

 

나는 양념 치킨 라지 사이즈를 무뼈로 시켰다. 미디엄 사이즈를 시킨 일행을 보니 네다섯 조각 정도에 감자 양은 비슷하게 나왔다. 맛은 프랜차이즈 치킨보다는 약간 동네 치킨집 같은 친숙한 맛이었지만 난 이 치킨 불모지에서 이 정도 치킨을 먹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Fig. 3. 몬스터치킨 양념치킨

스웨덴 에브리띵에서의 혹평 중 닭이 덜 익어서 핑크색이었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확실히 닭을 갈랐을 때 핑크빛이 보이긴 했다. 하지만 사장님 댓글 피셜 스웨덴은 닭이 더 크고 닭을 잡을 때 한국처럼 피를 완전히 빼지 않아서 그렇다고 한다. 함께 간 일행 중 직접 스웨덴에서 닭을 튀겨 본 경험이 있는 분도 이 정도면 다 튀겨진 게 맞다고 하셨다. 개인적으로 닭이 촉촉하고 부드러워서 마음에 들었다.

 

일행 중 한 분이 파닭을 시켜 한 조각씩 교환해 먹었는데 양념도 괜찮지만 내 취향에는 파닭이 더 맞았다. 양념은 맛이 조금 일관적이다 보니 중간에 살짝 물리는 감도 있고 조금 느끼하다는 느낌도 들었는데 파닭은 간장 베이스에 땡초가 같이 들어가 있어서 0.5초 맛초킹 느낌도 나고 좀 더 물리지 않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번에 가면 파닭 먹어야지.

 

한국 치킨이 워낙 맛있으니만큼 기대치가 높은 것 충분히 이해하지만 스톡홀름에 유일한 한국식 치킨집에 맛도 괜찮은데 엄한 질타보다는 조금 여유로운 마음으로 지켜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번창해서 생맥주 탭도 들이시고 배달도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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